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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정치사상 (김세균)

알뛰세의 이론적 반휴머니즘

(문제) 알뛰세의 이론적 반휴머니즘에 관해 논하라.

1.
:: 알뛰세의 이론적 작업은 당시의 이론적-이데올로기적 국면, 즉 스탈린 사후 소련공산당 20차 대회에서 개인숭배 비판과 중국공산당과 소련공산당의 분열이라는 국면에 대한 개입이다. 스탈린 교조주의에 대한 우익적 비판은 '자유주의적'이고 '도덕적'인 경향을 불러 일으켰는데, 이것은 소련에서 프롤레타리아 독재의 지양과 전인민의 국가론으로, 서구 공산당에서 기민당과의 통합과 사회주의로의 평화로운 이행이라는 '휴머니즘적 경향'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위험한 경향들에 대해 알뛰세는 '이중적 개입'을 시도하였다. 첫번째 개입은 마르크스와 헤겔의 맞부딪침의 영역에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서, '이론적 실천'의 개념과 '모순과 과잉결정'이라는 개념을 통해 루카치 등의 역사주의를 비판하는 것이다. 두번째 개입은 마르크스의 초기 저작과 후기 저작의 맞부딪침의 영역에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서, '인식론적 단절' 개념을 통해 인간주의를 비판하는 것이다.

2.
:: 알뛰세는 스탈린 편향과 그에 대한 비판으로 등장한 사회주의적 휴머니즘이 결국 경제주의와 그것의 보완물로서 인간주의라는 근원적 오류를 공유하고 있다고 본다.

①경제주의: 스탈린주의의 진화주의적 신념, 즉 생산력의 진화적 발전에 따라 약속된 역사의 종말인 공산주의 사회가 도래할 것이라는 믿음은, 제2인터내셔날의 경제주의적 신조(Credo)가 되살아난 '사후복수'에 불과하다. 스탈린주의는 계급적으로는 마르크스주의 내부에 침투한 부르조아적 요소이고, 철학적으로는 마르크스주의 내부에 남아 있는 헤겔적 유제이다.
②인간주의: '주의주의'의 극단적 형태인 인간주의는 추상적 인간본질을 전제하고, '물신성'의 기치 아래 인간과 사물의 대립을 극단으로 몰고 가며, 허위의식에 대비되는 진정한 인간의식을 변혁의 동력으로 본다. 루카치의 역사주의나 사르트르의 실존주의는 모두 "인간이 역사의 동력이며 주체"라는 믿음에 기반해 있다.
인간주의의 근원은 포이에르바하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포이에르바하의 '인간'은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유일하고 최초이며 본원적인 개념으로서, 칸트의 선험적 주관(先驗的主觀)과 헤겔의 절대이념을 대체한 개념이다. 이들 인간주의자들의 성전(聖典)은 모든 것을 현실적 존재이고 감각적 존재이며 구체적 존재인 '인간'이라는 범주 아래 배열하고 있는 마르크스의 {1844년 파리수고}이다.

그러나 알뛰세에 따르면, 마르크스는 1845년 {독일이데올로기}를 기점으로, 인간본질에 근거한 모든 역사정치이론들과 '단절'하고 근본적으로 새로운 개념 - 즉 생산력, 생산관계, 토대, 상부구조, 이데올로기 등의 개념 - 으로 이행했다. 덧붙여 이 역사과학의 기초는 새로운 마르크스주의 철학, 즉 변증법적 유물론의 탄생을 유발하였다. 알뛰세는 휴머니즘을 두 측면에서 비판하였다.

첫째, 실천적 측면에서 휴머니즘은 토대 수준에서 엄존하고 있는 모순들을 상부구조 수준에서 가상적으로 해소하는 이데올로기적 기능을 한다. 부르조아 휴머니즘이 계급모순을 은폐 왜곡하는 것과 같이, 사회주의 휴머니즘은 마르크스주의가 당면한 위기를 은폐함으로써 진정한 의미의 위기의 극복을 방해하고 있다.
둘째, 이론적 측면에서 휴머니즘은 모든 역사의 근원과 본질을 '주체'(subject)라는 범주로 돌림으로써 다분히 관념적이고 부르조아적인 철학이 된다. "인간이 역사를 만든다"는 표현은 인간을 신(神)의 자리에 올려놓는 것에 다름 아니며, 따라서 마르크스주의 철학이 진정한 유물변증법이기 위해서는 이러한 관념론적 '주체' 범주와 단절해야 한다. 역사는 모든 외적 대상을 결정하는 기원, 본질, 원인으로서의 '주체'에 의해서가 아니라, 과정 속에 있는 구조와 그 담지자에 의해 설명되어야 한다. 역사는 '주체 없는 과정'이며, 주체는 구조의 대행자(agents)이기 때문이다.

3.
:: 알뛰세는 '자아비판'으로서 두 가지를 지적했다. 첫째, 그는 '이론과 실천의 통일성' 문제를 논의하지 않았다. 그는 계급투쟁 조직인 노동조합과 당, 계급투쟁 방향의 수단과 방법 등을 검토하지 않았다. 둘째, 그는 '과학과 철학을 구별짓는 차이'를 매우 모호하게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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