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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2. 한국정치 (안청시)

이행기 한국사회의 특징

(문제) 이행기(변혁기) 한국사회의 특징과 정치적 과제에 관해 논하라.

1. 서론
현재 한국사회의 변화는 국가와 사회 각 부문간의 권위와 지배를 뒤흔들어 놓을 만큼 구조적이다. 그리고 그 여파가 지금까지 우리들이 익숙해 왔던 문화규범과 사회제도의 관행에 큰 충격을 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변혁기, 즉 낡은 체제와 이를 떠받치고 있던 질서원리가 새로운 것들로 변하고 교체되는 과도기적 기간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는 87년 6월항쟁으로 종래의 권위주의적 통치구조가 물러가고 새로운 헌법과 선거에 의한 정권이 탄생하였으나, 아직까지 민주정치에 필요한 개혁과 발전방향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이루지는 못하고 있다. 또한 사회경제적으로도 선성장, 후분배의 국가개발철학에 대한 비판은 새로운 구조에 목말라하는 계층으로부터 광범한 동의를 얻고 있으며, 정책순위의 재조정과 새로운 국가발전목표의 정립을 요구하고 있다. 국제관계 또한 탈냉전, 탈이데올로기의 새로운 질서로 접어들고 있으며, 통일한국의 미래상을 정립하는 것이 주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Weber가 지적하듯이 변혁기의 일시적, 과도적 성격이 안정되고 제도화된 모순으로 대체되기 위해서는, 현한국사회의 이행기적 증상에 대한 진단과 이에 기초한 발전전략의 모색이 필요하다.

2. 이행기적 증상: 권위의 단절과 규범의 상실
1) 정치적 증상(권위의 단절): 변혁기에는 국가기구와 여타 사회조직간의 전통적 관계에 일대 전환현상이 일어나, 새로운 형태의 질서를 규제하는 행동기준과 게임의 룰을 결정함에 있어 유리한 전략적 고지를 점하려는 투쟁과 타협이 나타난다. 한국의 현상황도 이러한 일반유형과 흡사하여, 국가와 민간사회조직, 각종 관료조직 내 기본적인 정치기구와 제도들 사이에 투쟁과 타협이 나타나며, 특히 권위의 단절과 그로 인한 부작용은 국가와 그 하부기관에 대항하는 사회세력들과의 사이에서 가장 선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권위주의적 통치로의 복귀에 의해 치유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새로운 권위체계와 문화규범의 기반 위에서 국가가 새로운 권력자원을 창출하고, 보다 많은 성원들의 동의, 참여,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는 능력을 증진시키지 않으면 안된다.
2) 문화적 증상(규범의 상실): 전통적 삶이 크게 흔들리고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사람들은 위기상황을 인식하고 불안의식에 빠지며, 그로 인해 공격적 행동정향을 갖게 되고, 불안해소가 불가능할 때 Weber의 지적처럼 카리스마적 지도자의 중요성과 예언적 이데올로기의 효과가 부각된다. 이럴 때 소위 아노미 현상(Durkheim), 탈제도화 현상(Merton)이라는 정치문화의 무정형성이 심화된다. Lipset은 경제성장이 정치안정을 가져오지만, 동시에 무정부주의, 생디칼리즘 같은 극단적 저항운동도 유발할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 아래에서 사람들은 순응주의, 도피주의, 거부주의, 탈법풍조와 폭력주의의 정치행태를 보이게 된다.

3. 경제제일주의의 극복과 민주주의
근간 한국사회는 근대화라는 목표달성을 위해 경제제일주의, 경제적 낙관론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로 인해 경제만 잘 되면 모두 자동적으로 잘 된다는 식의 안이한 정책관이 나타나고, 수단적 목표가 목적적 차원의 국가이익으로 둔갑해 버린 현상과 금전만능주의의 풍조가 나타났다.
선진국의 경우 근대화라는 사회체제의 발전과 변혁은, 문화적 종교적 관점에서의 개인주의와 평등이념의 확립, 시민혁명, 산업혁명의 결과였다. 제3세계의 경우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전통이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산업화를 주도해 나가는 정부는 거의 예외 없이 권위주의적 통치방식에 의존하였다. 이를 통합해 볼 때, 경제발전이 자동적으로 시민사회와 민주주의적 정치발전을 가져오리라는 낙관적인 기대와 경제지상주의적 발상방식은 불식되어야 한다. 현재 한국의 과도기적 진통의 원인도 이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으며, 따라서 현재 국가발전의 목표는 지체된 시민사회의 건설에 대한 정책적 배려를 통해 정치와 경제가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전략을 모색하는 데 있다고 하겠다.

4. 결론
헌정질서의 확립과 민주적 선거제도를 확립해 가는 형식적, 절차적 민주화의 확립과, 민주적 가치구현과 사회정의의 확립이라는 실질적인 정치발전이 앞으로 한국사회의 주요한 과제로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시민, 사회, 정부가 3위일체로 어울려야 하며, 국가부문이 상대적으로 발전된 우리나라의 경우 민주주의와 시민사회 건설의 고리는 정부와 지도층에서부터 풀어 나가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현재 한국은 이행기적 혼란 속에서 ① 정부의 효율성 저하, ② 운동세력을 수용할 수 있는 정치체제의 능력 부재, ③ 권위주의로의 복귀가능성과 남북한 대결구조의 심화 등의 도전이 예상된다. 이러한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① 공권력과 공조직의 권위를 확립하고, ② 운동정치의 제도정치로의 흡인이 요구되며, ③ 방만하고 비효율적인 국가기능을 분권화, 자치화, 지방화해야 한다. 이러한 과제의 실현을 위해서는 정부의 권위와 지도력, 국민들의 신뢰와 공감을 필요로 하며, 특히 분절된 권위체제에 활력을 불러일으키고 민족문화를 한 차원 높은 과정으로 이끌어 올릴 수 있는 정치적 리더십이 대망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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