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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사논문


조직이론과 공동체이론


<필수문제> Organization的 Approach와 Community的 Approach의 특색을 요약하고 비판적으로 검토하라. (이론적 계보를 논하고 문제점들을 지적할 것)

1. 서론 | 2. 공동체이론 | 3. 조직이론 | 4. 공동체와 조직의 변증법적 긴장 | <참고문헌>



1. 서론 - 조직과 공동체


산업주의의 출현과 더불어 시작된 '사회에 대한 찬양'은 밀접히 연관된 두 가지 이론적 경향, 즉 생시몽으로 대표되는 조직이론과 루소로 대표되는 공동체이론을 생겨나게 했다. 이 글에서는 두 이론적 경향이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흐름을 학자별로 간략히 살펴보고, 그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1) 사회에 대한 찬양(glorification) : 19세기에는 다른 세기가 교회에 부여했던 메타포를 '사회'에 부여했다. 산업주의의 출현과 더불어 인간은 그가 자연을 지배하는 또 다른 세계를 만듦으로써 자연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했는데, 그 다른 세계가 바로 사회였다. 모든 것은 사회의 작품이다. 예술, 문학, 철학, 종교 등 인간의 동경과 창조성도 그 신비의 실체가 벗겨지고 단순히 사회적 표현이 노출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드 보날드(de Bonald)의 표어처럼 "모든 것이 사회세계 속의 집합체가 되고자" 했다. 이제 사회는 정치, 경제적인 삶, 문화를 궁극적으로 구성하는 생명력으로 인격화되었다. 신의 존재가 의심받는 시대에 신에게서 부정된 초월성이 사회에 부여되었다. 이제는 사회가 신(神)이다. 더 정확히 말해서 인간은 사회를 통해 신의 위치가 되고자 한다.

(2) 조직(organization)과 공동체(community) : '사회'라는 개념에 대한 집착은, 거의 모든 19세기 이론가들을 성가시게 했고 현대 이론가까지 당황스럽게 만드는 두 개의 밀접히 상관된 문제, 즉 '공동체'와 '조직'의 문제를 야기시켰다. 공동체와 조직에 대한 이상적인 이론은 루소의 공동체이론과 생시몽의 조직이론으로 대표된다. 공동체의 상징이 '동포애'라면 조직의 상징은 '힘(power)'이다. 공동체와 조직 사이의 변증법적 긴장은 교회와 종파의 종교적 이원론과 어느 정도 유사하다. 현대의 공동체주의자들은 조직의 제도화된 질서 위에 집단의 자발적인 생활을 고양시키는 종파의 전통을 따른다. 반면 조직주의자들은 권위의 구조를 중시하고 멤버십의 자발적 표현을 불신하는 교회의 전통을 따른다. 이런 맥락에서 공동체주의자들은 Lutherians이고 조직주의자들은 Catholics들이다.

① 조직 : 19세기는 조직의 이념에 흠뿍 젖은 시기였다. 생시몽은 조직의 시대의 지도적 신념을 "인간의 다른 동물에 대한 우위성은 조직의 우위성으로부터 직접적으로 기인된다"는 말로 표현했다. 조직의 힘에 의해 자연은 신으로부터 탈취되어 사회로 흡수되어졌다. 조직주의자들은 '사회'를 기능의 질서, 통합된 활동의 유용한 구조, 인간에너지를 유효하게 결합시킬 수단으로 간주한다. 따라서 조직은 사회통제의 방법, 사회에 질서 구조 규칙을 부여하는 수단을 의미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조직의 이념은 드 메스트르(de Maistre), 드 보날드 등 프랑스의 반혁명가들과 치밀한 혁명조직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실천에 옮긴 레닌 등 혁명주의자들 양자 모두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진단과 처방에 차이가 있을지라도 대부분의 주요 이론가들은 일반적 정식인 조직에 동의한다. 그러므로 조직이념의 우선성은 단지 하나의 학파의 성취가 아니라 여러 학파의 성취이다.

② 공동체 : 한편 루소 등의 공동체이론가들은 삭막하고 거대한 조직의 구조에 공동체의 가치를 부여하기를 고집했다. 이들은 중세 교회가 사회유지에 필요한 권위를 제공하고 최소한의 윤리와 형제애적 연대를 제공했다는 데 동의한다. 드 보날드는 종교의 사회학적 유용성에 주목했다. 뒤르껭(Durkheim)은 길드와 수도원 등 중세적 체계로부터 영감을 얻어 도덕적 연대와 금욕적 생활을 강조했다. 메요(Mayo)는 공장체계의 인간관계가 단순한 중세의 종교적 감정을 대체하는 수단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롬(Fromm)은 "중세 인간은 비록 자유롭지는 않았지만 혼자가 아니었고 고립되지 않았다. 즉 구조화된 전체에 뿌리박고 있었다"고 말한다. 만하임(Manheim)은 종교적 가치나 제도를 지지하면서 중세 기독교의 사회적 기능을 높이 평가했다. 이제 조직의 사명은 단순히 재화나 용역을 제공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fellowship을 제공해야 하는 것이다. 현대 인간은 공동체적 조직에서 정치적인 것의 대체수단을 발견하고 있다.



2. 공동체이론


산업시대의 기본적인 문제는 산업화의 결과로 잃어버린 '공동체적 유대'를 회복하는 것이다. 그것은 산업사회의 개체화에 따른 분열주의에 대한 반론이며, 원시사회의 소박함에 대한 향수이다. 루소와 같은 전체주의 사상가는 인간적 유대감을 과거 공동체에서 찾으려 한 반면, 마르크스와 같은 사회주의 사상가는 미래 공동체에서 찾고자 했다. 반면, 뒤르껭은 국가와 사회 사이에 중간집단을 두고, 이를 통해 공동체적 유대를 실현하고자 했다.

(1) 루소(Rousseau)

루소만큼 사회에 심하게 반발하고 공동체의 필요성에 대해 강하게 언급한 사람도 드물 것이다. 사회는 인간이 능력을 발전시키게 하는 것을 돕는 대신에 인간 잠재력의 성장을 방해한다. 사회는 경쟁과 야망으로 얼룩져 있고, 욕구와 필요 간의 균형을 파괴하여 타인을 자신의 욕구충족의 수단화할 수 있는 문명화된 인간을 양산한다. 루소가 제시한 사회의 질병에 대한 해결책은 자연으로의 단순한 복귀가 아니라, 일종의 역설적인 해결책이다. 즉, 비인격적 관계로 이루어진 공동체 내에서 각자가 동등하게 전체에 복종함으로써 자연상태하의 평등에 근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루소는 "인간은 생동하고, 유기체적이며, 신뢰할 수 있는 공동체에 속할 때 자유롭다"는 사실을 믿었다. 루소의 공동체에서는 자아와 사회 간의 긴장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나의 공동체'(moi commun)라는 완전한 동일시만이 존재한다. 요컨대 그의 공동체관은 "우리는 각각의 멤버성원을 전체의 불가분의 요소로 생각한다"이다. 이러한 의존은 모든 권리의 자발적이고 완전한 종속을 필요로 하는데, 여기에서 '일반의지'의 개념이 등장한다. 일반의지는 특수한 대상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공통된 일반적인 목적만을 다룬다. 일반의지는 질적인 측면에 있어서 개인적 판단보다 우월하며, 이의 규범적 지위는 개인에게 강제력을 행사하는 것에 대해 정당성을 부여한다. 일반의지는 인간을 자유롭게 한다. 개인은 일반의지에의 종속을 통해 공동체 내에서 자유를 달성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루소의 사상은 "전체에의 종속을 통한 개체에의 종속으로부터의 해방"을 의미한다. 루소의 공동체적 접근법은 사회적 단결의 높은 가치, 집단에 대한 개인의 필수적인 복종, 탈인격적 의존의 중요성, 멤버십의 보상적 역할, 개인과 집단 사이의 밀접한 일치감에서 발생하는 이익 등을 일깨워준다. 그러나 그의 사상은 개인과 국가의 일대일 관계를 상정함으로써 전체에 대한 개체의 완전한 종속을 가져와 파시즘과 나치즘 등 전체주의 체제를 초래할 수 있으며, 산업화에 역행하는 과거지향적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2) 마르크스(Marx)

마르크스 이론은 루소의 공동체이론의 연장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다. 마르크스는 계급이나 분업, 육체노동과 정신노동 간의 대립 등 사회 내부의 모든 형태의 분열요인을 타파함으로써, 동질적인 사회공동체 내로 모든 개인을 완전 흡수함으로써 개인적 자유가 얻어질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모든 형태의 계급권력이 폐기된 사회에서 개인은 서로간의 연대적 업무를 공동으로 수행한다. 이러한 공동체, 즉 공산주의사회에서는 각자의 자유로운 발전이 전체의 자유로운 발전과 일치한다. 따라서 사회 내의 이익갈등의 존재와 그 갈등의 규제에 근거한 제도로서의 통치기구들은 더 이상 필요치 않게 되고, 국가는 소멸한다. 그렇게 되면 개인들은 그들의 인위적인 상태인 정치적 동물로부터 해방되어 그들의 자연적 상태인 사회적 동물로 복귀할 것이다. 그러나 마르크스의 사상 역시 루소의 공동체사상과 마찬가지로 개인 대 국가의 일대일 관계를 상정함으로써 전체주의체제를 초래할 수 있으며, 다분히 유토피아적인 미래지향적 이데올로기에 그칠 수 있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3) 비판 - 뒤르껭(Durkheim)

루소에 대한 순수한 재진술은 근대 사회학의 창설자 중의 하나인 뒤르껭에게서 발견된다. 뒤르껭은 "집단은 구성원의 삶을 지배하는 도덕적 권위체일 뿐만 아니라 삶의 원천이다"라고 말한다. 뒤르껭에게는 집단생활의 부흥만이 시대의 무뎌진 도덕감을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으로 보였다. 이런 점에서 그는 루소, 마르크스 등 공동체적 사상가와 맥을 같이 한다. '일반의지'가 루소의 공동체 개념의 최고표현인 것과 마찬가지로, '집단적 양심'은 뒤르껭의 공동체 개념의 최고표현이다. 집단적 양심은 공동체의 작용이며, 이를 대표하여 채택되는 강제력은 부 또는 힘이 아닌 도덕에 봉사하는 강제이므로 정당하다. 집단적 대표 또는 집단적 양심에 복종함으로써 개인은 단순한 자기중심주의, 루소의 의미로는 특별한 의지에서 벗어날 수 있다. 따라서 집단적 양심은 이를 구성하는 개인들의 총체 이상의 다른 무엇이다. 그러나 뒤르껭은 루소나 마르크스와 달리 국가와 사회 사이에 중간집단을 설정한다. 루소나 마르크스는 개인 대 국가의 일대일 관계를 상정함으로써 개체의 전체로의 완전한 종속과 국가권력의 전능이라는 문제점을 발생시켰다. 이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서 뒤르껭은 중간집단을 설정함으로써 공동체적 유대를 추구함과 동시에 국가권력의 전횡을 막고자 하였다. 그는 산업화 결과 원자화된 개인들의 소외와 아노미 상태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이기주의적 '자살'과 같은 인위적 방식이 아니라 합리적 해결수단으로서 '직업집단'을 통한 유대증진을 제시하였다. 그는 "오직 사적 집단들과 직업결사체들만이 고립된 개인들을 사회적 삶의 일반적 흐름 속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자율적인 직업집단의 사회는 점진적인 개인의 고립화 경향을 상쇄하여 국가권력의 전능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중간매개집단을 강조하는 경향은 다른 학자들, 즉 토크빌, 연방주의자, 베버, 오스트로고르스키 등에 의해서도 오늘날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3. 조직이론


조직이론과 공동체이론의 유사점 : 루소의 일반의지나 생시몽의 조직은 모두 탈인격적 질서(impersonal order)를 모색한 점에서 공통적이다. 이제까지 정치지배자의 명령은 주관적 판단에 기초하였기 때문에 강제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새로운 질서는 사람에 의해 통제되지 않고 사물의 본질에 기초한 과학적 원리에 의해 지배되기 때문에 인간의 의지와는 완전히 독립적이다. 이런 방법으로 조직사회는 인간보다는 과학법칙의 지배와 정치적 요소의 완전한 소멸을 약속했다.

(1) 생시몽(Saint-Simon)

생시몽에게서 조직의 시대는 그의 철학자를 발견했다. 조직이론의 기초는 프랑스 혁명의 혼란된 결과인 정치적 불안정과 사회적 무질서에 대한 방어를 위한 의도로 생시몽에 의해 이루어졌다. 그것은 질서를 추구하는 정치이론가들의 전통적 연구의 특징을 많이 가지고 있다. '조직'은 부분들의 사소한 육체적, 지적, 도덕적 기여의 합보다 더욱 우수하게 작동하는 새로운 힘의 체계의 창조를 약속했다. 힘의 체계(system of power)로서 조직은 인간이 체계적으로 자연을 개발하게 하여 사회에 전례 없던 물질적 번영을 가져다 주었다. 생시몽의 사회는 최하층의 노동자에서부터 최상층의 기업가, 과학자, 예술가, 즉 industriels에 이르는 피라미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기업가들이 사적 이익을 장애없이 추구함으로써 공공이익이 필연적으로 증대되듯이, 생시몽의 사회는 industriels가 최대한 자신의 특수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허용함으로써 이익을 얻는다. 즉 그들의 특수한 이익은 완전히 공공이익과 일치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생시몽의 '조직'의 논리는 18세기 혁명이론에 의해 대중화된 '평등'에 대한 요구와 대립된다. 조직은 평등과 대립되는 사상인데, 전자는 위계, 복종, 권위를 요구하는 반면, 후자는 3가지를 모두 부정한다. 그러나 생시몽은 산업사회가 평등과 조화를 이룰 수 있다고 이해했는데, 대중적 기반 없이는 질서가 유지될 수 없고 대중의 물질적 요구는 생산에 과학을 적용함으로써 만족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대중은 자유나 평등을 요구하지 않고 물질적 몫의 증가만을 요구한다. 만약 이것이 이루어진다면 대중은 그 체제에 아낌없는 충성을 할 것이며 여분의 배당금으로 더욱 효율적으로 생산할 것이다. 새로운 사회구조, 새로운 권위의 원칙, 새로운 통합의 형태를 제공함으로써, 산업질서는 대중의 동요에 대한 반혁명적인 해독제, 현재 사회의 고민들에 대한 비혁명적인 치료제가 될 것이다. 생시몽은 사물을 지배하는 힘으로서 조직을 가르쳤다. 이것은 사회주의자나 자본주의자 모두에게 받아들여진 교훈이다.

(2) 조직, 방법, 입헌주의

생시몽이 말한 것처럼 "방법은 조직의 한 형태이며 조직은 방법의 한 형태이다." 조직과 마찬가지로 방법은 자연과 사회에 대한 인간의 지배력을 확장하고 촉진시켜 줄 것이다. 조직과 마찬가지로 방법은 탈인격화시키며 개별적인 것들의 차별적 특성을 최소한도로 규제하려는 경향을 갖는다. 따라서 그것은 하찮은 우리 인간들을 구원하며, 개별적인 실수들을 보충하는 장치이며, 보통 사람들의 한계를 극복하게 해 주는 지혜로운 발명품이다. 조직은 평균적 인간에 기초를 두고 있다. 조직과 마찬가지로 방법은 누구든지 그것을 따라가기만 하면 동일한 해답을 얻을 수 있는 길을 제시해 준다. 다시 말해 올바른 방법은 천재와 평범한 사람에게 똑같은 결과를 낳는다. 이런 점에서 방법은 '수평화 장치'로 간주된다. 현대의 방법이론은 적실성 있는 데이터는 모으고 다른 것들은 무시하는 일종의 취사선택의 원리이다. 조직이론과 과학적 방법론이 결합될 때 그것은 입헌주의로 연결된다. 조직, 방법, 입헌주의의 공통점은 인간적 요소를 극소화하고 평균적인 규칙과 절차를 마련하고자 했다는 점이다. 미국의 연방주의자들에게 있어서 헌법은 권력의 남용을 방지하려고 고안된 무수히 많은 제어장치들이다. 입헌주의는 정치의 기예를 배제하고 탈인격적인 절차와 규칙에 의존하고 있다. 하링톤의 고전적 공식에 따르면 "연방은 인간의 정부가 아니라 법의 정부이다." 그들의 기본적인 생각은 권력은 권력으로 대항시키는 것이었다. 입헌주의적 주장 속에 등장하는 수평화 경향은 올바른 방법에 관한 이론에 등장하는 수평화 경향과 동일하다. 입헌주의 체제는 인간행동의 통일성과 규칙성을 개발하는 분명한 절차를 만들어 냄으로써, 정치생활에서 인간적 요소를 극소화하고자 했다.

(3) 레닌(Lenin)

대중시대에 가장 적합한 수단으로서 조직의 가능성을 누구보다도 일찍 파악한 사람은 레닌이었다. 플라톤이 말한 이데아와 물질세계의 관계를 레닌은 조직과 대중의 관계로 등치시켰다. 산업화와 대규모의 조직화는 생시몽과 다른 학자들이 예상했듯이 정치적인 것들을 불필요하게 만들지도 않았고 또 행정이 완전한 대체물이 되지도 않았다. 오히려 산업화는 정치적인 것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것을 조직으로 흡수하였다. 이런 맥락에서 레닌은 중요한 행위는 경제적 행위라는 18, 19세기의 생각을 버리기 시작했다. 진정한 의식은 경제적이라기보다는 정치적이다. 따라서 노동자들은 외부로부터 정치적 의식을 교육받아야 한다. 레닌에 따르면 노동자 계급에 대한 지도와 교육을 담당해야 하는 것은 바로 조직이었다. 조직을 통해서 혁명가들은 대중적 흥분의 물방울과 시냇물들을 단일하고 거대한 홍수로 집중시킬 수 있다. 레닌의 조직은 방법론이나 입헌주의에서 말하는 수평화 경향과 차이가 있다. 레닌이 말하는 조직의 사명은 조직을 보통 노동자의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 아니고, 노동자를 혁명가의 수준까지 높이는 것이다. 레닌의 혁명이론에 따르면, 자본주의 사회의 누적적인 관료화와 집중화는 혁명의 과업을 크게 단순화시켰다. 현대적 상황에서 혁명가는 단지 특정의 전략적 중심점만 장악하면 된다. 그러면 전체 사회는 그의 수중에 들어오게 된다. 이런 점에서 레닌의 조직은 아르키메데스의 '지렛대'에 비유된다. 자본주의는 사회조직을 완성했다. 그래서 계획엘리트들은 소수의 핵심 포지션을 장악함으로써 전체 사회에 대한 통제를 획득할 수 있는 것이다. 직업혁명가들로 구성된 레닌의 전위조직은 비단 혁명과정에서뿐 아니라 새 질서 창조를 위해서도 필요하였다. 레닌은 구질서를 파괴하고 권력이 불필요한 상태로 직접 나아갈 수 있다고 하는 무정부주의자들과 싸우지 않으면 안되었다. 혁명 이후에도 프롤레타리아트는 국가권력과 힘의 집중화된 조직, 폭력의 조직이 필요하다고 레닌은 주장했다. 레닌이 혁명조직에 대해 가졌던 애정은 혁명 후 정부기구로 옮아갔다. 그러면 조직과 민주주의는 어떤 관계에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해 레닌은 조직의 완성이 평등을 가져온다는 이론을 폈다. 즉, 조직은 일의 단순화를 통해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차별을 없앨 것이며, 이를 통해 인간에 의한 인간의 지배가 소멸되고, 정치권력은 단지 일에 대한 관리체계로 바뀔 것이며, 이 때 진정한 민주주의가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직과 평등에 대한 레닌의 견해는 사실과 일치하지 않았다. 오히려 사회의 전문화와 분업의 촉진으로 인해 불평등은 여전히 유지되었다. 관료제는 자본주의에서뿐 아니라 사회주의 사회에서도 피할 수 없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조직의 완성이 민주주의를 가져온다는 레닌의 사상은 중국의 경험, 즉 조직을 타파함으로써 평등을 실현하려 했던 '문화혁명'의 사례에서 명백히 거부되었다. 결론적으로 레닌의 이상과 달리 새로운 사회주의 사회에서 '조직'은 대중을 조작하고 통제하는 하나의 장치에 지나지 않았다.



4. 공동체와 조직의 변증법적 긴장


오늘날 조직적 삶의 본질에 관해 두 개의 뚜렷한 학파가 존재한다.

(1) 유기체론자(organicist) : 버크(Burke)처럼 조직을 오랜 세월 동안 진화해 온 사회유기체로 묘사하는 유기체론자들은, 조직의 주요한 기능은 합리적으로 이익을 산출하는 것이 아니라 그 대신 사회적 안정, 응집, 통합의 가치를 증진시키는 것이라고 본다. 조직은 특별한 역사적 환경과 즉각적으로 그 구성원들의 필요, 감정, 정서에 적응할 수 있고, 구성원들이 그것에 적응할 수 있는 제도에 대한 복잡한 반응을 나타낸다.

(2) 합리주의자(rationalist) : 반면, 시몬(Simon)과 바나드(Barnard)같은 합리주의자들은 조직을 특별한 목적, 예를 들면 생산물을 만들거나 결정을 내리는 것 등의 활동을 위해 합리적으로 정돈되고 계획되어진 구조물로 파악한다. 따라서 이들은 효율성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이들의 이론은 다분히 홉스적이며, 그들에게 조직이란 개인적 합리성을 확장시키는 집단적 합리성의 승리로 나타난다.

(3) 양자의 수렴 - 셀즈닉(Selznick) : 그러나 최근 합리주의에 대한 반발이 나타나고 있다. 메요(Mayo)는 생산성과 노동자의 사기에 주목함으로써, 푸리에, 오웬 등의 관심사였던 소규모 공동체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연구는 대기업과 행정조직에서 공동체적 가치를 찾으려 한 셀즈닉의 연구이다. 그는 조직이란 단어는 인간의 에너지를 고정된 목표에 집중시키는 도구이지만, 이때 조직의 사회적 측면이 추출되면 그것은 제도로 명명된다. 제도는 사회적 필요와 압력의 좀 더 자연스러운 산물이며, 반응적이고 적응적인 유기체이다. 다시 말해 조직이 자아, 특징적 정체성을 획득함에 따라 그것은 제도가 된다. 즉, 일단 조직에 대한 올바른 애착과 충성이 구성원 사이에 부화된다면, 그것은 자동적으로 조직의 결정이 조직의 목적과 일치하는 것을 보장한다. 따라서 그것은 조직적 인성(organizational personality)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셀즈닉의 이론을 통해 공동체이론과 조직이론은 하나의 지점을 향해 수렴하고 있다.

19세기 이래 산업화의 결과로 잃어버린 공동체적 유대를 회복하려는 노력과, 발전의 도구로서 조직에 대한 강조는 마치 동전의 앞뒷면처럼 분리할 수 없는 문제일 것이다. 공동체적 유대와 조직적 합리성, 이 양자간의 변증법적 관계는 인간사회의 가장 근본적 문제, 특히 바람직한 정치제도를 모색하는 많은 연구자들의 중요 관심사로 남아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Seldon S. Wolin, "The Age of Organization and the Sublimation of Politics" 중 해당 부분.
특히, 3. Organization and Community.
4. Rousseau: the Idea of Community.
5. Freedom and Impersonal Dependence.
6. Saint-Simon: the Idea of Organization.
11. Organization Theory: Rationalism versus Organicism.
13. Elite and Mass: Action in the Age of Organization.

Alvin W. Gouldner, "Organizational Analysis."

Ithiel de Sola Pool, "The Public and the Po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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